본문 바로가기

NEWS

반도체 특수가스 세계 1위 OCI머티리얼즈 임민규 사장

2015.10.06

세계 1위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OCI머티리얼즈의 임민규 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OCI빌딩에서 가진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특수가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산불화질소(NF3)를 세계 1위로 육성한 것처럼 다른 특수 가스도 일류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OCI머티리얼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꼭 필요한 삼불화질소(NF3)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한 회사다. NF3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잔여물을 세척해주는 소재다.

임 사장의 자신감은 회사의 성적표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OCI머티리얼즈는 올해 상반기 매출 1504억원, 영업이익 4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652% 늘었다. 임 사장은 “올해 매출 3500억원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3년 상반기만 해도 이 회사는 적자 상태였다.

2013년 8월 OCI머티리얼즈는 영주 공장 화재 사고로 큰 위기를 맞았다. 이 회사는 한 해에 한두번꼴로 작은 사고를 겪어 온 터였다. 위험한 특수 가스를 다루는 OCI머티리얼스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안팎으로 갉아 먹었다. OCI그룹은 사태 해결사로 그룹의 핵심 사업인 태양광을 담당하던 임 사장(당시 OCI 부사장)을 선택했다.

2013년 10월 OCI머티리얼즈 사령탑에 오른 임 사장은 취임 직후 3개월간 400여명이 넘는 임직원을 모두 만났다. 그는 각 직급별로 직원들을 면담해 고충도 듣고 회사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도 모았다. 임 사장은 이 과정에서 "직원들끼리 소통이 안 되고 누구 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는 데 불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전 직원과의 대화 이후 회사를 하나씩 바꿔 나갔다. 공장의 안전을 담당하는 환경안전팀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만들었다. 또 각종 안전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공장 행정의 책임자를 공장장이 아닌 사장 자신으로 정했다. 책임을 스스로 짊어진 것에 대해 임 사장은 "공장에 이상이 있 때 과감하게 가동을 멈출 수 있는 권한은 공장장보다 사장이 갖고 있는 게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과거 사고가 있었던 현장에는 사고 사례를 적은 고정 표지판을 설치했다. 임 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뼈아픈 사고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표지판을 세웠다”라며 “이 밖에도 막대한 투자를 통해 가스 누출을 막는 밀폐설비와 위험물에 부착하는 위치추적 장치를 달아 사고에 대비를 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모든 공장의 안전사고에는 징조가 있다"며 "이런 징조를 빨리 포착할 수 있도록 포상제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OCI머티리얼즈 공장에서는 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점을 보고하면 최대 200만원의 포상을 받는다. 그 결과 OCI머티리얼즈는 2013년 이후 2년 동안 단 한 번의 안전사고를 내지 않았다.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실적도 따라왔다. 임 사장은 최근 좋은 실적에 대해 “점점 작아지는 반도체와 점점 커지는 LCD 패널, 수요 증가 추세에 있는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반도체 D램의 경우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20나노 이하 미세공정으로, 낸드플래시는 3차원 수직구조(V낸드) 적층 방식으로 집적도를 높이고 있다”며 "미세공정과 적층 방식은 더 많은 공정을 요구하게 됐고 공정마다 잔여물을 세척하는 소재인 NF3 사용량이 빠르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LCD 패널 역시 증착공정 이후 세정을 위해 NF3를 쓰는 데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의 증설로 NF3 수요도 크게 늘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생산량이 늘어난 것도 NF3 시장을 키웠다. OLED는 제조 과정에서 LCD보다 2배 많은 NF3를 사용한다.

임 사장은 “디스플레이 면적이 늘어나면, NF3 사용량도 증가하는 데,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TV 패널 크기가 32인치에서 40인치로 커졌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내부 정비를 마쳤으니, 증설 작업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NF3의 경우 2014년 10월에 1000톤, 2015년 6월에 추가 1000톤 증설을 발표했다"며 "NF3를 비롯한 특수가스 수요가 2020년까지 높은 한자릿수 또는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OCI머티리얼즈는 중국 생산법인 증설도 검토 중이다. 중국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임 사장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중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많이 발전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중국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진출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배선 공정에 쓰이는 육불화텅스텐(WF6), 반도체와 LCD, 태양전지 증착에 쓰이는 모노실란 등 특수가스도 세계 1위 제품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